제인 오스틴의 (별로 유명하지 않은) 『Mansfield Park』를 영화화.
내가 보기엔 이 경우만큼은 영화가 원작보다 훨씬 낫다.
감독이 마치 작가의 맘 속에 들어간 것처럼 인물들의 심리묘사, 상황적 흐름을 압축적으로 더 잘 표현해 낸 것 같다.
단, 원작의 부끄럼잘타고 연약하고 거의 '무존재'나 다름없는 주인공 패니가 영화에선 적극적이고 건강한 여성으로 완전히 바뀐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원작을 충실히 따랐다면 흥행참패가 보장될 것을 알았기 때문일까?
무엇보다 이 영화가 최근 나에게 큰 의미로 남게 된 것은 한 못난 캐릭터 덕분이다.
남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 혼자 감정 꼭대기를 올라갔다 내려갔다하는 Henry Crawford...
화날 수도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갑자기 사람이 돌변한다는게 얼마나 끔찍하고 보기 흉한 일인지, 상처를 줄 수 있는 일인지
객관적으로 보게되니 마음이 너무너무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