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2013년.
일은 반복과 아주 가끔의 확장이었다.
직장생활은 항상 바쁘면서도, 곧 익숙함에 지루함이 찾아왔다.
직장 내외 상황은 점점 더 나빠져 새롭게 사태파악을 해야했고,
때론 사회의 비정함을 받아들여야 했다.
단조롭고 감정없는 사회 생활 속, 내 감정그래프를 요동치게 만든 건 한 사람이다.
2월에 처음 만나 '이 사람은 나랑 전혀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백 번이나 했는데도
아직까지도 잘 만나고 있는 이 희한한 남자.
순수하면서도 시커멓고, 마초같으면서도 섬세하고, 야생마인데도 내 말은 또 잘 들어주는,
(결국 내가 세뇌당하고 만 것인지) 천생연분인가 심히 의심되는 이 남자.
롤러코스터처럼 화가 끝까지 났다가도 보고싶고 모든 상황이 걱정되면서도 사랑하기의 반복.
나와 너무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는 일이 연애 초반에는 큰 스트레스였지만,
이젠 그 다른 점 때문에 더욱 사랑한다. 내 마음 알랑가 몰라.
당신의 올해가 나로 시작해서 나로 끝났다고 한 것처럼, 나 역시 당신 중심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2013년, 이룬 건 없지만 한편으론 지루하면서도 꼭 필요한 반복적인 회사생활을 당신 덕분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2014년, 조금 편안해지고 익숙해진 당신 덕분에 회사생활 그리고 그 이상의 것들을 향해 새로운 항해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내 사랑
안녕 내 스물 일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