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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안녕 스물 일곱


나에게 2013년.


일은 반복과 아주 가끔의 확장이었다.

직장생활은 항상 바쁘면서도, 곧 익숙함에 지루함이 찾아왔다.

직장 내외 상황은 점점 더 나빠져 새롭게 사태파악을 해야했고, 

때론 사회의 비정함을 받아들여야 했다. 


단조롭고 감정없는 사회 생활 속, 내 감정그래프를 요동치게 만든 건 한 사람이다.

2월에 처음 만나 '이 사람은 나랑 전혀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백 번이나 했는데도

아직까지도 잘 만나고 있는 이 희한한 남자.


순수하면서도 시커멓고, 마초같으면서도 섬세하고, 야생마인데도 내 말은 또 잘 들어주는,

(결국 내가 세뇌당하고 만 것인지) 천생연분인가 심히 의심되는 이 남자.


롤러코스터처럼 화가 끝까지 났다가도 보고싶고 모든 상황이 걱정되면서도 사랑하기의 반복.

나와 너무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는 일이 연애 초반에는 큰 스트레스였지만,

이젠 그 다른 점 때문에 더욱 사랑한다. 내 마음 알랑가 몰라.


당신의 올해가 나로 시작해서 나로 끝났다고 한 것처럼, 나 역시 당신 중심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2013년, 이룬 건 없지만 한편으론 지루하면서도 꼭 필요한 반복적인 회사생활을 당신 덕분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2014년, 조금 편안해지고 익숙해진 당신 덕분에 회사생활 그리고 그 이상의 것들을 향해 새로운 항해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내 사랑

안녕 내 스물 일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