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참 쥐구멍에 숨고 싶고,
남들 다 영리하게, 지혜롭게 살아갈때
나는 왜 그런 선택들을 했을까 싶기도 한데
또 어떤 날은 내가 너무 자랑스럽고
아이들 얼굴만 봐도 마음이 풍족하여
나 정도면 정말 행운으로 둘러쌓여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같은 사람, 같은 날인데도
이렇게 극에서 극까지 왔다갔다 느낄 수 있는게
그게 사람인가, 그게 인생인가.
쥐구멍에 숨고 싶은 날을 만들고 싶지 않으면 사실,
나를 쥐어짜야 한다.
난 참 욕심이 많은 사람이기에.
회사 점심시간에 혼자 PC방 가서
열심히 게임하고 있는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열심히 강의듣고, 공부하고, 공부한 것 글로 쓰고한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간다.
퇴근 후 집에 와서는 이제 두번째 잡 시작이다.
아이들 하루 어땠는지 물어보고
저녁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애들 씻기고 씻으라고 한 세 번 더 말하고
여유가 되면 첫째 수학 공부도 봐주고, 일기검사도 해주고, 수학익힘 숙제 채점도 하고
씻기기도 하고 책도 읽어주고 재우고 나면 밤 11시.
밤과 새벽 시간을 이용해 남들 하는 만큼 따라가고 싶었지만
나이가 든 탓일까? 체력관리를 못한 탓일까? 의지가 부족한 것일까?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면서는 밤과 새벽 시간은 개인적으로 쓰질 못하고 있다.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벅차오르고
세상에 부러울 게 하나 없는거 맞지만,
아이들 인생은 아이들의 것이고
나는 아직 남은 인생이 길고,
하고 싶은 것도 보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다.
분명 뜻대로 되지 않아 괴롭고 상처입는 날들도 있지만
그게 당연한거지 싶기도 하다.
그 안에서 나는 내 할 일을 충실히 하고 있고
또 가족이 너무 중요한 사람이다.
조금씩 단단하게 쌓아가서 인정받고 싶고
내 일이 행복하고 즐거우면 됐다고 생각한다.
고로 더 열심히 해야한다.
내가 행복해야 가족도 행복하고
내가 열심히 해야 일이 더 재밌을 것 같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