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림

Jane Packer









신세계 백화점 (센트럴시티) 강남점에는 Jane Packer라는 영국 브랜드 꽃집이 들어서 있다. 지하철과 맞닿아 있어 자주 지나가면서 보곤 했는데, 지난 주에는 정말 놀랐다. 너무 예쁘고, 너무 독창적이어서. 난 꽃다발은 그냥 꽃이 예쁘니까 예쁜거다,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Jane Packer 유리창가에서 안개꽃 뭉치와 커다란 보라색 꽃 한송이만으로 포인트를 준 꽃다발을 보고 충격을 먹었다. 그 조화가 너무 아리따웠다. 빨간 장미꽃과 섞어놓으면 그렇게 촌스러울 수가 없는 그 안개꽃이, 그 조잡해보이던 자잘함이, 고급스러운 보라색의 꽃과 어우러져 있으니 그렇게 여리여리하고 소녀같이 풋풋해보일 수 없었다. 또한 안개꽃의 흰 자잘함과 대비되어 더욱 우아한 자태를 뽐내던, 마치 하나의 코사주같던 그 보라색꽃!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본 결과 이 꽃은 'Vanda'라고 불리는 꽃인 것 같다, 아래 사진 참조) 이 둘이 어우러져서 수수하고도 우아, 단정한 꽃다발이 되었다.

그리고 작은 화분들이 진열된 선반들을 보다가 한 번 더 놀랐으니. 예쁜 초록빛 식물에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순서를 맞춰 배열되어 있는 모습이 예뻐 자세히 봤더니 아뿔싸! 그것은 고추작물이었던 것이다 (물론 고추가 서양의 피망처럼 옆으로 통통한 좀 개량된 듯한 모습이긴 했다). 엄마와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고추를 백화점 꽃집에서 팔다니!

이 놀라움과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Jane Packer에 대해서 빛과 같은 속도로 정보훑기를 해 본 결과, Jane Packer라는 사람이 창의적인 소재와 방법을 통해 꽃-디자인의 새로운 지평을 연 플로리스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위의 흰 꽃다발 사진을 자세히 보면, 잎이 접혀져서 꽃과 어우러져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잎을 접어 꽃다발의 섹션을 나누고 멋을 낸 것이 바로 '제인 패커 스타일'이며, 우리 나라의 꽃집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쳐 유행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식물 소재에 있어서도 앞서 언급한 '고추나무' 뿐만 아니라 특이한 것들을 색과 모양이 어우러지게 잘 배합하는 것이 그녀의 주특기라 한다. 나는 지나가다가 어디서 양배추로 꽃묶음을 구성한 것을 봤다. 대단하다.  

아름다운 것을 본 지가 백 만년이 넘은 것 같아서 놀라움과 황홀함으로 글을 남긴다. 궁금하다면 아래의 주소를 참조할 것.

http://www.jane-packer.co.uk/
http://www.janepacker.co.kr
http://www.janepackerdelivered.com/


< Vand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