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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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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책 소개에서인가, 제목과 컨셉이 흥미로워보여서 주문한 책. 취지도 좋고 새로운 시야를 가질 수 있어서 좋았긴 했지만 책으로써의 역할로는 약간 부족한 듯. 뭔가 글의 흐름이 자연스럽지가 않은 느낌이었고, 나열식이라서 백과사전을 읽는 듯한 딱딱한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자료사진도 어딘가 좀 부족한 느낌이고 그에 대한 설명도 잘 알아볼 수가 없어 디자인 책이라고 보기엔 좀 어렵다.

책은 세계 각국의 빈곤층을 위해 디자인을 한 사람들의 짧은 에세이의 나열로 이루어져 있다.

소개하고 있는 내용 중엔 정말로 참신한 내용이 많았는데, 책의 제목이 잘 말해주고 있듯이 '저렴한 디자인'의 필요성과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이 가장 큰 배움이라 하겠다. 디자인은 언제나 돈을 조금이라도 더 들여 남들보다 특별해지고자 하는 사람들의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와 반대로 '극단적인 실용성을 위한 디자인'이라니. 책이 소개하고 있는 사례 중, 가장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 것이 바로 'Q드럼', '굴릴 수 있는 튜브형 물통'이다.


디자이너는 아프리카의 시골 사람들이 깨끗하고 휴대할 수 있는 물을 옮기는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방법을 찾는데서 아이디어를 착안해냈다고 한다. 정말 디자인도 간단하고 재료비가 많이 드는 것도 아닌데, 이 물통은 물을 공급받기 어려운 지역에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디자이너나 기획자로서의 실질적인 스킬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수요자에 가까이 다가가 관심있게 살펴보고 그들의 입장에서 삶을 살아보는 것이 가장 핵심이지 않을까 싶다. 대한민국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매우 일상적인 도시적인 삶을 살다가 뜬금없이 생각해낼 수 있는 생각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Q드럼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에 인터넷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최소한의 사양을 가진 간단한 컴퓨터,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지나간 후 남은 잔해로 가구나 간단한 집을 만들어 제공하는 운동 등. 범위며 깊이며 장차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 같다. 

디자인 및 환경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더 많이 지켜보고 생각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