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

안 기다릴래요



그 동안 기다렸던 시간에 내가 놀라네요.

당신 덕분에 기다리는 경험도 해보고.

당신 말처럼 내일은 오늘이나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겠죠.

내게 주겠다던 대답도 지금 당신이 느끼는 것과 다르지 않겠죠.

이제야 무언가로부터 해방된 기분입니다.

나를 잡고 있었던 건, 바로 '나'예요.


행복해보여서 기뻐요.

나를 생각할 때마다 괴롭다니, 알겠어요. 

이제 그냥 혼자 생각하고 혼자 말하고 끝낼래요.


이제 안 기다릴래요.

그러니 부담없이 언제든지 와서 타이밍을 확인하고 가요.

내 옆에 다른 누군가가 있으면 죄책감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탓하고

내 옆에 아무도 없으면 굳은 마음을 한 번 두드려보세요.


돌아온다는 전제 하에요.

난 이제 당신에게 더 좋은 사람 만나라고 말 못해주겠어요.

없을지도 모르잖아. 그리고 없길 바래요.

난 그렇게 바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우리의 시간에서 멀어져갈수록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당신의 의도대로 되고 있는 것 맞나요?

나한테 처음 왔을 때처럼, 당신 계획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