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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정리




1


날씨 때문인지 사람 때문인지 쉽게 calm down이 안되는 요즘이다. 

억지로라도 시간을 내서 자리에 앉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분명히 이 시간도 없던 것처럼 지나가 버리겠지


인생이란 무엇일까, 죽는 순간에 남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1. 내가 사랑했던 것들... 사랑했던 것들만이 온전히 나의 것이 되므로

2. 의미부여. 내가 의미를 부여한 것이 될 수도 있고, 남이 이름붙일 수도 있는 것

3. 내가 준 것들... 사람은 자신이 남에게 주었던 것에 대해선 더 기억을 잘하므로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이 떠오르기도 하고, 

뭔가 위대한 업적같은 말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지만,

죽음이란게 다른 사람, 명예나 사회적 지위도 아닌 세포하나하나로 이뤄진 실존의 내가 만날 것이니

내 뇌로부터 감각되고 사고되어질 수 있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2


사람이 글을 쓰는 동기는 무엇일까

기록하고 싶어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서? 감정을 토로하기 위해서?


전부 다겠지. 


왜 대학시절의 나는 우울하고, 화가 나고, 누군가를 비방하고 싶을 때만 글이 써졌을까

아름답고 즐거운 순간이 참 많았는데

그땐 아름다운 걸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이 왜 그렇게 부끄럽게 느껴졌는지


그래 어렸으니까... 스스로가 바보였음을 증명하려는 노력따윈 말자.


3


아무리 노력해도 일 자체가 그 사람이 될 수는 없다.

만약 그렇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미안하지만 나에겐 별로 멋진 사람으로 보이진 않을 것 같다.

누구든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 일할 때가 멋있지만...


일은 일이고, 일을 통해 얻어야 할 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철학이다.

직장인도 철학자가 될 수 있다.

끊임없이 스스로의 머리를 사용해 생각하려고 노력한다는 전제하에.


이전엔 남들이 가진 여러 가지 '기술'들이 탐이 났는데

- 물론 여전히 탐도 나고 필요한 것들이 많지만 -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뭐? 한다면 두말할 것 없이 자신의 철학을 정립하는 것뿐.


4


솔직한 대화는 어느 선까지가 바람직할까.

'선'이란 존재부터가 솔직함의 불완전성을 흔든다.


나는 솔직함을 미덕으로 삼고, 남들도 그러길 바라며 죽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나, 솔직해야 할 상황에 솔직한 것이 미덕이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묻고 떠들어대는 것은 솔직함이 아니라 오지랖과 허세다.

이제까지 나의 솔직함은, 약간은, 오지랖과 허세였다.


순간순간의 감정과 생각을 말하는 것은 단기적인 커뮤니케이션에는 효과적일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사람의 신뢰를 참으로 얻기 힘든 방법이다.

너무 인간적인 것도 어떤 상황에서는 해가 될 수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