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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VS 네이버 : 검색대전쟁

구글VS네이버:검색대전쟁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영관리 > 기업경영일반
지은이 강병준 (전자신문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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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학기 중에 읽은 책이었는데, 이제와서야 리뷰를 쓴다. 현재 IT(검색)계 최고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구글과 한국의 검색시장 점유율 제 1위인 네이버를 여러 방면에서 비교해 놓은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IT시장에 관심있다면 정말로 유용한 책이다. 저자들도 IT 방면에 오랜 기자생활을 한 사람들로서, 문장력 역시 깔끔하다.

구글의 가장 큰 가치는 '기술'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여타 포털과는 다르게, 구글의 메인페이지는 광고 하나 없이 검색창만 하나 덜렁 걸려있으며 검색결과가 나온 후에도 최대한 신속히 다른 웹페이지 링크로 빠져나가도록 설계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블로그, 웹사이트와 공생관계를 유지한다. 하지만 구글의 웹페이지 및 웹자료를 무작위로 모으는 '구글봇'의 사생활침해 문제도 있다. 구글봇은 웹링크는 모을 줄 알지만 그게 어떤 내용인지는 인식하지 못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술에 우선 가치를 두다보니 검색결과 역시 연관성에 따라 수천 개의 정보가 일일이 나열될 뿐, 보기좋게 편집되어 나타나있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난 최근 구글크롬을 사용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는데, 정말 이건 끝장이다. 매우 신속하고, 외국사이트에 들어가게 되면 그 페이지 통번역이 가능하다 (우리 나라말로 페이지가 다 번역되어 나온다). 혁신의 정도가 끝내준다. 

삼성SDS 출신들이 현재의 네이버 설립자 멤버였단 사실에 놀랐다. 책에서는 네이버가 구글을 제치고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를 그들의 '세심한 수작업'이라고 설명한다. 즉, 대중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정확히 읽고, 그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네이버의 강점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충격적인 깨달음이었는데, 정말로 사람들은 '우리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어떤 쟁점이나 키워드가 가장 인기있는지)' 알기 위해 네이버를 시작화면으로 설정해놓고 있으며, 자신이 특정한 목적을 갖고 검색을 하는 것보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컨텐츠나 키워드마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참 네이버의 서비스 품질이 좋다고만 생각해왔는데, 그 편함이 곧 진실을 은폐하기 제일 쉬운 조건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다. 

또한 네이버의 지식IN이 한글컨텐츠가 부족한 당시 웹 현실에서 일반 사람들을 컨텐츠의 주체로 탄생시킨 획기적인 기획의 산물이었다고 분석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정말로 처음엔 '초딩용'이라고만 불리웠던 미약한 수준이었으나 "일단 컨텐츠의 양이 쌓일수록 질은 좋아지기 마련"이라고 생각하며 시작했다던 지식IN. 통찰력있는 지휘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네이버 측에서 "지식IN은 네이버 고유의 컨텐츠이기 때문에 나눌 수 없다"며 타 검색사이트에 검색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네이버에서 검색을 할 때 여타 블로그 사이트의 컨텐츠보다도 네이버 블로그의 컨텐츠를 우선 검색 순위에 올려놓는 다는 점, 뉴스같은 컨텐츠들도 기사가 작성된 원본 페이지로 사용자가 이동하기를 장려하기 보다 네이버 뉴스 자체 페이지를 통해 제공함으로써 자신의 '갑'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욕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본인 역시 네이버에 웹 주소를 등록해놓았지만 한 달이 지난 이 시점에서 네이버 검색을 통해 접속해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네이버 블로그 사용 당시 말도 안되는 키워드로도 사람들이 마구마구 몰려오고 했던 상황과는 딴판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제 2위 기업'에게 앞으로 더욱 기회를 주는 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세상엔 나처럼 '(때론 생각없는) 대중성'을 지양하고픈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컬트적이고 개인적인 성향(애플의 시작 및 신화와도 같은)의 사용자가 많은 티스토리로 옮겨온 이유도 이 때문. 어떻게 될 지는 예측불가지만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가치가 있는 두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