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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금


후지와라는 사진을 찍을 때 시력이 떨어지는 왼쪽 눈을 고집한다고 하는데 그런 그만의 시각이 글들에서도 드러납니다. 이를테면 이런 내용입니다. 손금을 봐주는 점쟁이 이야기인데 한 점쟁이가 손금을 봐주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점쟁이가 하는 말로는 좀 이상하지만 자기 손금에 신경 쓰는 사람은 불행해집니다. 자기만을 생각하는 사람이란 그만큼 걱정거리를 안게 되므로. 그러니까 손금에 연연해 하는 것을 졸업해야 한다고. 그리고 남을 생각하라고. 그러면 살아갈 용기가 생길 거라고."

저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런 거야말로 통찰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기 손바닥을 열심히 보는 사람은 자기 안에 갇힌 사람임을 알아보는 것. 찔끔 하기도 했지요.


ㅡ 제일기획 2012년 2월 사보, 최인아 제일기획 부사장님의 글.

최인아님의 글도 진짜 좋고, 세상의 좋은 언어들을 잘 버무리는 능력이 있으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