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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운명>



운명

저자
문재인 지음
출판사
가교 | 2011-06-1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한 30년 동지 문재인, 두 사람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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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한 표를 행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은 가볍게 집어든 책. 

그러나 마지막 장까지 정말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끝없이 들었던 무게감있는 책.


선거철이 되면 듣보잡 정치인마저도 자서전을 펴내는 것이 유행이 되버렸다. 본인이 직접 서술하지 않고 대필자나 편집자의 필력을 빌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문재인 후보의 <운명>이 어떠한 방법으로 쓰여졌는지 알 수는 없으나, 아무리 다시 읽어봐도 경험이 이만큼 생생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글로 표현한 것을 보면, 본인이 서술한 것이라고밖에 생각이 안든다. 문 후보가 변호사의 업을 살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언어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이 정말 뛰어난 것 같다. 


하지만 표현하는 언어 자체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스토리텔링이다. 편집자가 제안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책의 구성이 정말 잘 짜여져 있다. <만남>, <인생>, <동행>, <운명>이란 4개의 큰 제목 아래 시간상 비순차적으로 문 후보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만남>에서는 문 후보가 고 노무현 대통령을 동업자 변호사로 처음 만나 함께 노동변호사의 길을 걸었던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다음 장 <인생>에는 문 후보 자신이 어떻게 변호사의 길을 결심하고 걷게 되었는지에 대한 출생 및 성장기록이다. 세번째 <동행>에서는 노 대통령과의 <만남>이 어떻게 청와대로까지의 동행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 동행의 와중에서 겪고 느꼈던 국정운영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풀어놓고 있다. 마지막 <운명>에는 노 대통령 퇴임 이후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과 자신에게 그 사건이 가지는 의미를 서술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문학을 공부하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알 것이다. 좋은 콘텐츠 구성과 짜임을 만들 수 있는 것은 결국 소재로 쓸 수 있는 풍부한 재료들이다. 문재인의 <운명>을 읽다보면 여간 남들과 다르거나 다채로운 경험없이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글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안철수의 생각>을 지지부진하게 읽으며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들이 모두 충족되는 느낌이었다. 바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확실한 '동기'다. 


물론 대선에 출마하는데 동기가 없는 사람이 있을소냐. 심지어 허경영도 나름의 생각이 있을진대. 하지만 <운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동기의 크기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 또한 크기 차이를 만드는 것은 다름아닌 인생을 살아온 경험이라는 깨달음이었다. 큰 경험은 큰 동기를 만든다. 비단 정치뿐이겠는가. 자기 분야에서 어떠한 큰 경험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커보이는 일 앞에서도 도망치지 않고 의연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더라도 혹은 타의에 의해 맡게 되더라도 맡은 바 최선을 다해 겪어내야 큰 사람이 될 것이다. (나는 이미 문 후보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는 듯하다)


리더는 자신이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시켜줘야 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그리고 그 '남들'은 리더의 자리를 탐내는 사람을 리더로 선출하는 것이 아니다. 리더의 자리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의 철학과 스타일을 이뤄내고자 하는 사람이 리더의 자질이 있는 것이다. 어떠한 철학을 가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 빠르면 빠를 수록 좋은 것 같다. 


결론 : 문재인 후보 겁나 멋있다. 그리고 잘 몰랐던 고 노무현 대통령 재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