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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


부자중국가난한중국인중국인의삶은왜여전히고달픈가
카테고리 경제/경영 > 각국경제 > 중국경제
지은이 랑셴핑 (미래의창,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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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은 <我们的日子为什么这么难 우리의 삶은 왜 여전히 고달픈가>로, 한국어 번역제목이 훨씬 잘 책의 내용을 설명해주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지은이는 부동산, 중국기업, 식품안전 등 중국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경제문제들을 논하면서 코멘트를 하는 식인데, 골자만 말하자면 "중국 정부는 자국민들에게 분배(정책적, 경제적 측면으로든)를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 그리고 "중국은 외세의 영향으로 손해만 보고 있다"라는 것이다. 책을 구매한 이유는 미국의 와튼스쿨을 나왔다는 진보진영 교수의 시각으로 중국의 경제상황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학력이 어찌됐건, 그가 여태까지 낸 논문 수가 몇 편이나 되건, 그가 얼마나 격렬한 언어로 중국정부를 비판하고 있는지 상관없이, 이 책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포퓰리즘적 주장 및 근거의 부재다. 물론 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관련 정부정책이나 다국적기업을 비판하는 것은 개인의 시각이기 때문에 넘어갈 수 있지만, 일단 첫째로 그의 서술에서 간간히 보이는 자아도취적 표현(자기 자신이 유명하다는 걸 인정하는), 자신을 서민의 유일한 대변인이자 영웅인 것마냥 마구 내뱉는 언어들이 못미덥다. 예를들면 아이폰 조립업체인 富士康(Foxconn)이란 대만회사의 중국공장에서 노동자가 자살했던 최근 사건을 Foxconn이 아니라 애플이 범인이다라고 주장하는데, 물론 구조적으로 보면 애플 역시 잘못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플만이 모든 상황을 초래했다고는 또 말할 수 없는 것이다. 항상 주장이 너무 극단적이고 흑백논리로 치닫는 식이다. 물론 중국서민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속이 후련하고 정부에 대고 할 말을 다 해준다고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된 사람일수록 욕보다는 대안제시를 하는 법인데, 아무런 대안제시도 없으면서 불평만 늘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또 내가 중국인이어도 논리적 비약이 심하고 포퓰리즘을 이렇게 대놓고 드러낸 책이라면 별로 달가워하지 않을 것 같다.

중국이 나날이 커가는 요즘, 중국과 관련한 서적이 많이 출간되고 홍보되는 것 같은데, 아무리 국내의 관심이 커지고 수요가 많아졌다고 해도 출판사가 마구잡이로 출판계약을 맺지 말고, 정말 읽을만한 책을 소개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아래는 나랑 비슷한 소감을 밝힌 공병호 경제칼럼
http://www.mjk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45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