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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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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서


이번 주에는 집착의 수준으로 틈틈이 독서를 했다. 지인들이 빌려줘서 읽은 책이 많았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는 요가학원에서 제일 좋아하는 아홉시 선생님이 빌려줬다. 육개월 넘게 다녔음에도 성함도 모르는 이 선생님은 진짜 천사다. 얼굴도 건강하게 하얗고 항상 솔직한 예쁜 미소를 띄고 있고, 요가 수업도 차분하고 평온하다. 심지어 나보다 나이가 어린 것 같은데도 내면의 강함이 느껴진다. 요가를 하고나면 나까지 선생님의 기운을 받아 하나의 웃음덩이가 된다. 선생님이 좋아서 자꾸 친해지고 싶다. 책 한 권 선물드리려고 주문했다.


<그들이 그렇게 연애하는 까닭>이랑 <D에게 보낸 편지>는 최근에 나랑 비슷하게 헤어진 언니가 꼭 읽으라며 빌려줬다. 첫번째 책은 연애관계에 있어서 "애착심리"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심리학적으로 접근한 내용인데, 연애의 애착유형에는 안정형, 회피형과 불안형이 있다는 내용이 다였다. 읽다 재미없어서 관뒀다. 사람을 무슨무슨 '형'으로 나누는 것에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별로 안생기는 것 같다. 반면, <D에게 보낸 편지>는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모두 읽어보길 청하고 싶은 책이었다. 보편적인 것보단 개별적인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일까. 최근 인상깊게 읽은 책들이 모두 100페이지도 안되는 걸 봐서는, "얇을 수록 좋은 책이다!"라는 가설을 세워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도 기다림이 책을 집착스럽게 읽게 하지 않았나 싶다. 어제 일주일 동안 기다렸던 결과가 나왔는데, 원하던 방향으로 나오진 않았다. 근데 괜찮았다.   


2. 여름


<계절은 타라고 있는 거다. 그렇지 않다면 사계절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란 문장을 발견하고 깜짝 놀랬다. 원래 계절병이 정말 심한 나인데, 특히 봄이면 몸과 마음을 다해 앓았던 역사가 있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나와 아무런 상관관계도 맺지 않고 지나쳤다. 한결같이 마음 깊게 차분하면서도 가볍다. 나에게 그 누구도 새로운 계절이 찾아왔다고 말해주지 않아서인가. 너무 당연한 말을 왜 자꾸 할까 웃기만 했었는데.


3. 쉼


생각을 쉬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을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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