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신문에서 그리스인 조르바에 대한 서평을 읽었는데, 바로 이 김정운이란 사람이 쓴 칼럼이었다.
대강 이런 내용이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읽고 "자유"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다 교수직을 때려치고 일본으로 날아왔다. 다시 돌아가지 못하도록 스스로를 옭아매기 위해 이 글로 다시 한 번 공표까지 해버리니 이제 정말 방법이 없구나! 히히!"
굉장히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고 충실한 보기드문 50대 아저씨다. 살짝 오바스럽고 방정맞아 보이는 면이 없잖아 있기는 하지만, 사실은 학문적인 것을 쉽게 잘 풀어내는 통찰력이 느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난 이래, 난 이래서 행복해"라는 식의 내용이 많아, "아 당신은 그렇구나, 당신은 그래서 행복하구나"라고 쉽게 읽을 수도 있는 글이다. 하지만 "난 이래, 난 이래서 행복해"라고 말할 수 있는 중년 남성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보면, 한편으론 이 글을 쓰기 위해서 김정운은 참 어려운 길을 걸어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희소가치가 있는 책.
후회한다는 것은 내가 주체적인 삶을 살았다는 뜻이다. 내가 행한 일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었다면 후회란 있을 수 없다.
심리적 공간이 넓은 사람은 정서적 반응도 안정되어 있어, 폭력적인 장면이나 불편한 사건에 대해 심리적으로 그리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반면 심리적 공간이 좁은 사람은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불편하게 느꼈다.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 상존하는 위험에 대해서도 훨씬 과장되게 반응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억력 쇠퇴의 반대급부로 얻어지는 지혜는 '선택의 범위를 줄이는 능력'이다.
불필요한 것을 제거해나가는 망각과 더불어 얻어지는 지혜는 '통찰과 직관'의 능력이다.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척 보면 아는' 능력이다. 논리적인 설명이나 합리적 근거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현명한 결정이었음이 판명된다. 실제로 자신의 행위를 지나치게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분석하는 사람은 자신을 더 불행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현실의 내 삶이 만족스럽고 내 결정에 불만이 없을 경우에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분석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